🌟 평균 평점: 3.75

숙련된 필치로 되살아난 어떤 ‘삶’의 초상 역사 교과서 속 위대한 장군이나 전투의 승리자로서의 인물이 아니라,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스스로를 찾아 나선 한 인간이 소설의 중심에 선다. 산짐승을 사냥하던 포수 홍범도가 총을 들고 시대의 심장부를 관통해 나가는 여정은, 영웅주의의 신화를 구축하는 대신 한 인간이 세계와 부딪히며 겪는 윤리적 갈등, 정서의 격랑, 내면의 진동을 집요하게 포착해낸다. '범도'의 진짜 힘은 바로 인간을 그려내는 작가의 문장력과 구성력에 있다. 수년간의 현장 취재와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한 묵직한 서사, 정교하게 설계된 인물군,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에 녹아든 시대의 감각을 자신있게 추천한다.